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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재미와 감동이 조화된 오만과 편견 줄거리 및 독후감

by 정부자 2022. 2. 19.

1. 시작하기 전에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 봐서는 마치 철학서적이나 사회과학 서적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이라는 영국의 여류 작가가 지은 멋진 로맨스 소설이다. 어찌 보면 진부한 멜로드라마 같고 개성이 없어 보이는 뻔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몇 백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는 세계 문학이자 고전이다. 바로 그 당시의 세태를 잘 묘사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통해 풍성한 교훈과 감흥을 남기기 때문이다. 요즘도 인기 있는 사랑 이야기는 거의 다 <오만과 편견>의 구조를 따른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오해와 편견을 가졌는데 그게 깨지면서 사랑을 이룬다는 그런 스토리 말이다. 우리는 '나'밖에 모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타인에게 오만과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로맨스 소설에서 남녀 주인공은 오해로 인해 생긴 편견이라는 '장애물'을 극복해 사랑을 이룬다. 남녀 주인공에게 오만은 사랑으로 인해 진솔함으로 바뀌어가고 두 주인공은 결국 사랑으로 맺어지는 행복감 넘치는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이 단순한 구성이 오히려 오랜 세월을 넘어 사람들에게 통하는 인기 있는 비결이다. 오만과 편견은 책으로 읽어도 재밌지만 영화로 보면 더 설레어 소녀 감성이 자극 된다. 또 영국 특유의 감성이 전해져 마치 영국 여행을 간 것만 같다.

2. 줄거리 및 내용

오만과 편견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하트퍼드셔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베닛 가정에는 다섯 자매가 있다. 이제 이 다섯 딸 중 첫째와 둘째는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 결혼은 매우 중요한 집안의 대사로 누구와 결혼하는가에 따라 가문의 체면이 서는 것은 물론이고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되고 신분 상승까지 이루어지는 무척 중요한 관습이다. 그래서 부모는 장성한 딸들의 결혼 상대를 잘 골라주기 위해서 지극 정성을 다한다.
큰 딸 제인은 여성스럽고 내성적이며 온순하다. 반면에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자유롭고 발랄하고 활동적인 소녀다. 자매들의 엄마인 베닛 부인은 첫째 제인을 근처에 이사 온 듬직한 청년 '빙글리'와 맺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제인은 빙글리를 좋아하는 마음을 애써 감춘다. 둘째 엘리자베스는 어쩌다가 빙글리의 친구인 '다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된다. 다시는 의식과 겉치레를 우습게 여기는 자유로우면서 뭔가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을 지닌 청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엘리자베스에게는 그저 신분을 내세우는 '오만'한 남자로 비친다. 엘리자베스는 다시를 차갑고 잘난척 하는 인간으로 경멸하게 되고 비호감만 더 커지게 된다. 사실 다시는 재산이 많아서 일등 신랑감인데 자유로우면서 개성있는 그녀에게는 비호감인 남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를 무시했던 다시는 왠지 모르게 자유롭고 활달하고 귀여운 엘리자베스에게 관심이 생겨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시는 베닛 부인과 세 명의 여동생들의 천박한 행동에 실망하고는 더 이상 엘리자베스와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녀 또한 다시에 대한 편견으로 여전히 그를 멀리한다.
빙글리 역시 제인을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거절할까 봐 두려워 자신이 없다. 결국 빙글리와 다시 두 청년은 하트퍼드셔를 떠난다. 그런데 다시는 신분 격차와 여러 오해가 넘치는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에게 용기 내어 청혼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다시가 여전히 오만하다고 여겨 그의 청혼을 거부한다.
한편 엘리자베스는 예의와 염치가 없는 콜린스와 성격이 밝아 싹싹해 보이지만 성실하지 못한 위컴을 만난다.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의 절친한 친구와 결혼해서 엘리자베스를 떠난다. 그래서 엘리자베스는 위컴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로만 판단했던 위컴이 사실은 더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것을 알게 되면서 첫인상은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설상가상 위컴은 그녀의 막내 동생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한다.
이후 여러 사건과 집안 문제로 엘리자베스는 실제로 다시가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사려깊고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자신이 가진 편견과 고정관념을 고치기로 결심한다. 이전에는 빙글리와 제인의 사랑을 의심했던 다시도 그들의 사랑이 진심임을 알게 되어 그 둘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결혼을 주선한다. 이어서 다시와 엘리자베스도 진정한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다. 두 딸의 결혼으로 베닛 가문은 신분 상승과 재산 증식 일석이조를 거둔다. 여기에 딸들이 정략결혼이 아닌 진실한 사랑으로 결혼을 했으니 이보다 더 성공적인 결혼은 없을 것이다.

3. 독후감

<오만과 편견>은 사랑과 결혼의 속물적 근성과 당대의 사회적 관념을 잘 보여준다. 하긴 신분제도가 사라진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가? 자유롭게 사랑하고 결혼한다 하지만 오히려 더 '자본주의'스러운 '비즈니스' 적인 결혼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은 결코 구걸해서 이뤄지는 것도 속물적인 처세로 이뤄지는 것도 아님을 깨닫는다. 이 소설은 진실한 사랑을 느낄 때 이뤄지는 결혼이야말로 진정한 결혼이고 숭고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열매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제인 오스틴은 결혼은 정략과 사업이 아니며 진실한 교감으로 이뤄줘야 한다는 것을 전한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무시하기도 하고, 겉만 번드르르한 이미지에 혹해서 과대평가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하긴 세상 사람들은 드러난 것으로만 판단하기에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이미지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상과 실체, 본질은 간과한 체 말이다. 결혼뿐만 아니라 살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여러 사람을 만날텐데 나야말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고 진실하게 대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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