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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판과 풍자의 묘미 '동물농장' 해석 줄거리

by 정부자 2022. 2. 24.

1. 풍자 소설의 정석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우화 그리고 풍자 소설이다. 풍자 소설은 우리에게 쉽고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동물농장의 영어 문장은 굉장히 쉽고 단순해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에 실려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화나 풍자소설은 어느 누구나 쉽게 읽지만 의미 해석 또한 풍부하게 이뤄질 수 있어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동물농장은 스탈린 시대의 소비에트를 대상으로 풍자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잠깐 세계사를 살펴보자. 지금은 냉전 이후 러시아와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와의 사이가 좋지 않지만 제2차 세계대전 기간만 하더라도 소련은 서방 연합국과 동맹국이었다. 따라서 소비에트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작품이 출판된다는 것은 당시 영국 사회에서는 무척 급진적이고 곤란한 이슈였다. 이념은 다르지만 실리를 추구하던 시대인지라 자칫 영국과 소련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구소련 체제의 모순을 희화화하고 비판하기엔 어려웠다. 이런 배경 때문에 조지 오웰은 우회적으로 돌려서 비판할 수 있는 그러나 책임은 안져도 되는 풍자소설을 택한 것이다.

2. 동물농장 줄거리


이제 동물농장의 줄거리를 요약해 보자. '인간에게 억압받지 말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자'라는 구호 아래 동물들은 인간을 물리치고 스스로 농장을 운영한다. 인간의 압제에서 벗어난 것이 무척 자유롭고 자랑스러운 동물들. 그런데 동물 농장이 잘 돌아가려면 동물들 중에도 나름 더 똑똑하고 리더십 있는 존재가 나서야 한다. 그들은 바로 다름 아닌 돼지들이다. 이제 돼지들은 인간을 이어 동물 농장을 다스린다.
이 돼지들 가운데 '나폴레옹'이라는 최고 권력자가 있다. 나폴레옹은 몰래 개를 키워 그 개로 하여금 다른 동물들을 제압한 뒤 독재를 시작한다. 이 와중에 저항도 있었다.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에 대항해 스노볼이 나선 것이다. 이들의 권력 다툼끝에 스노볼은 쫓겨난다. 적수가 사라진 그곳에서 절대 권력을 잡은 나폴레옹은 자신과 같은 돼지들에게만 특권과 특혜를 준다. 반면 다른 동물들은 처참하게 일만 하는 완전 노예의 삶을 산다. 돼지들은 자신들만을 위한 교육 시설 문화 시설을 만들며 풍족하게 흥청망청 산다. 동물이 주인이 되는 아름답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는 처음 취지와 다른 행태를 보인다.
다른 동물은 공포 분위기 속에 숨죽이며 살아간다. 나폴레옹에게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그 자리에서 무자비한 죽임을 당하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흘린 피와 그 주검을 지켜본 동물들은 공포에 아무런 저항도 못한다. 이제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맡은 위치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양들이 일제히 목청을 높여 외친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
양들의 외침은 계속 이어졌다. 동물들 중에서 워낙 힘도 좋고 우직하고 성실한 '복서'는 리더인 나폴레옹이 알아서 다 보호해 주고 먹고 살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과 신념을 가져 다른 동물보다 더 성실히 맡은 임무를 잘 한다.
스노볼이 추방된 후 나폴레옹은 무리한 풍차 건설을 추진하고 이 공사로 인해 동물들의 삶은 더 피폐해져만 간다. 반면 아무 일도 않고 그저 놀고먹기만 하는 돼지들은 말로만 동물들을 위해주는 척 이미지 정치만 하면서 동물들을 기만한다. 그리고 현실의 참혹함을 교묘하게 은폐시킨다. 어느 누구보다 성실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하게 충성을 다한 복서는 앞장서서 무리하게 일하다가 결국 중상을 입는다. 나폴레옹은 복서를 요양소에 보내 여생을 편하게 보내도록 해주겠다며 다른 동물들에게 감성 팔이를 해놓고는 도살장에 팔아넘긴다.
나폴레옹은 변질됐다. 이제 다른 동물들을 혹사시키고 착취한 대가로 얻은 물질을 통해 인간과 거래까지 한다. 돼지이면서 마치 인간처럼 옷을 입고 두 발로 걸으며 술을 마시는 등 인간을 흉내 낸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동물들은 돼지가 인간이 된 것인지 인간이 돼지가 된 것인지 혼란스럽다.

3. 동물농장 해석 의미 감상


우화소설이기에 동물 농장의 해석은 시대에 맞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풍성하게 나올 수 있다. 동물로 인간 사회를 풍자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구소련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당장 북한과 중국을 떠올릴 수도 있고, 민주주의 국가라고는 하지만 양극화되고 폐쇄적인 자본주의의 모순을 가진 좌익 이데올로기와 사회주의를 동경하는 지도자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
동물농장에 등장한 나폴레옹을 보며 우리에게 개혁이나 혁명은 꼭 필요한 것일까? 질문하게 된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의 명분은 누구를 위함이며 개혁이나 혁명에 성공해 잡은 권력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일부 선동 세력에 속아서 국민 스스로가 어리석은 동물로 격하시키는것은 아닌지 뼈 아픈 질문을 해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 모두를 행복하게 책임져 줄 수 있는 지도자는 현실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어떤 정권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집도 주고 내 가난을 해결해 줄거야'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바로 개, 돼지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어떤 동물을 닮은 이들이 지배하고 있을까? 독재자를 타도 하기 위해 모두 젊음과 목숨을 걸고 목청껏 외쳤다. 그렇게 해서 얻은 소중한 '자유' 지금 잘 지켜지고 있는것인지. 그 자유를 얻은 뒤, 또 다른 기득권이 되어 부패했다면 이들이 바로 나폴레옹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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