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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꿈 같은 사랑의 서사 '위대한 개츠비' 독후감

by 정부자 2022. 2. 15.

1. 위대한 개츠비 소설을 읽게 된 계기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라는 소설은 책 이전에 먼저 영화로 만났다. 워낙 유명한 세계 문학이기에 그전에도 이름은 알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 읽지는 못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를 보고 비로소야 원작을 찾아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소설을 읽으니 확실히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전체 줄거리로만 보면 그저 흔한 로맨스 소설 같다. 남자 주인공이 첫사랑을 못 잊어 불륜을 저지르다가 비극적 죽음을 맞는 그런 흔한 삼류 드라마 같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아무리 사랑한다 하지만 그저 사랑만으로는 결혼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슬픈 현실을 보여준다. 돈이 우선이 되는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순수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잘 유지하며 아름답게 이뤄나가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에 우리는 더욱더 희소성을 느끼고 판타지가 생겨 영화와 소설에서 만나기를 갈망하는지도 모르겠다.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도 점점 순수한 사랑을 찾기도 어렵지만 우선 인간 자체가 점점 이기적이고 속물적으로 변하는게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2. 꿈 같은 사랑과 욕망이 이끄는  인생 이야기


이제 위대한 개츠비의 줄거리를 살펴보겠다. 가난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데이지를 놓쳤다고 생각한 주인공 개츠비는 젊은 시절 돈을 모으는 일에 자기의 모든 것을 헌신했다. 그래서 그는 엄청난 거부가 된다. 부자가 된 그는 사회의 유명한 사람들과 다른 부자들을 초대해 늘 화려한 파티를 연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초대로 화려한 상류층의 파티를 즐기고 간다. 하지만 개츠비가 이 파티를 개최하는 이유와 목적은 오로지 데이지를 자연스럽게 만나기 위함이다. 이 파티를 통해 개츠비는 드디어 첫사랑인 데이지를 만나고 둘은 불륜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서서히 데이지 부부의 결혼 생활은 깨져간다. 사실 데이지의 결혼 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남편인 톰은 데이지를 놔두고 초라한 자동차 정비공의 아내인 머틀과 역시 내연 관계 중에 있었다.
데이지의 태도는 모호하다. 물론 개츠비를 사랑하지만 현실적으로 남편인 톰을 떠날 수도 없다. 그런데 남편인 톰과 싸운 뒤 개츠비와 함께 차를 타고 오던 데이지는 사람을 치는데 하필 그 사람이 바로 남편인 톰의 내연녀인 머틀이었다. 데이지와 개츠비가 탄 차가 머틀을 치어 죽게 하고 뺑소니를 친 것이다. 이후 진심으로 순수하게 데이지를 사랑했던 개츠비는 데이지의 모든 죄를 자신이 감당하기로 한다. 하지만 데이지는 이기적이게도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개츠비를 떠난다. 그리고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난다. 부인을 차로 치어 죽인 범인을 찾던 정비공은 톰의 말만을 그대로 믿고 한가하게 자택에서 수영을 즐기던 개츠비를 죽이고 자살한다. 나는 개츠비의 장례식을 통해 사람들의 계산적이고 속물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봤다. 그가 살아있을 때 그렇게 그의 파티에 참석한다고 난리 친 사람들은 그가 죽자 아무도 찾지 않는다. 그렇게 개츠비는 쓸쓸하고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 진짜 요즘도 돈과 명품등으로 SNS에 화려한 삶을 자랑하는 사람들한테 별의별 사람들이 들러 붙는 것과 참 비슷하게 느껴졌다. 데이지는 참 짜증나게 그런데 어쩔수없는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과 현실사이에서 결국은 현실을 택하고 자신의 안정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함정에 빠뜨린 채 자신의 인생만 생각하는 속물적인 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진짜 이게 현실이라서 와 닿는다. 작가는 ‘위대한 개츠비’ 라고 했지만 사실 그의 사랑은 무척 바보같고 ‘호구’같다.

3. 위대한 개츠비는 정말 위대한가?


위대한 개츠비 줄거리를 단순히 삼류 연애소설이라고만 보기에 아까운 것은 1920년대 미국의 부조리한 사회상과 자본주의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의 명암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1차 세계대전의 승리와 함께 물질적 풍요를 누렸고 과학의 발달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점점 부의 양극화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나는 시대였다. 개츠비도 사실 합법적으로 부를 창출한 것은 아니었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그가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대공황 시대 불법적인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개츠비는 왜 그렇게 상류사회로 가려고 안달이 났던 것일까? 데이지와의 사랑을 그리워하기도 했지만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꿈을 펼치지 못했던 그의 좌절된 욕망과 바람이 뒤섞여 있는 듯 하다. 가난한 흙수저가 계층의 한계를 뛰어넘어 엄청난 부자가 된 것은 아무나 이룰 수 없는 꿈이기에 참 ‘위대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의 끝을 봤을 때 개츠비는 과연 위대한 것일까? 작가는 반어와 역설의 의미로 더 강렬하게 와닿게 하기 위해서 책의 제목을 ‘위대한’ 개츠비라고 지은 것 같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요즘 세상이라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계를 만난다. 그리고 그 한계에 부딪혀 무너지고 좌절한다.
사랑 또한 그렇다. 그 자체로 순순한 사랑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사랑 역시 돈과 계급의 영향을 벗어날 순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진정 ‘위대한’ 삶과 사랑은 어떤 것인지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를 다시 보면서 책이 어떻게 영상으로 잘 구현되었는지 그 표현법을 비교하며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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