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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호밀밭의 파수꾼' 삶의 모순에서 성장하는 젊음

by 정부자 2022. 3. 2.

1. 호밀밭의 파수꾼 의미

한때 미국 고교생에게 금서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추천 도서로까지 선정되는 세계 문학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이 더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바로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을 암살한 마크 채프먼이라는 사람때문이다. 이 사람이 존 레논을 암살한뒤 "모든 사람이 언젠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어야 한다." 말해서 이 책은 본의 아니게 더 유명해졌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호밀밭의 파수꾼>은 무슨 의미일까? 사실 호밀밭은 소설에서 없어선 안될 중요한 장치로 등장하지도 않고 직접적인 사건의 배경도 아니다. '호밀밭'은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 숨바꼭질 하기에도 좋고 어른들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를 상징한다. 호밀밭은 아이들만이 사는 순수한 세상이다. 우리 모두는 순수한 호밀밭을 꿈꾸지만 어른들에 의해 마구 짓밟혀지고 잡초가 무성한 곳으로 변해 우리가 동경하는 호밀밭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이 세상은 아이들을 위한 세상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세상으로 변했다. 이런 곳에서 호밀밭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기를 꿈꾸는 '홀든'이라는 녀석이 있다.

2. 호밀밭의 파수꾼 줄거리

이제 호밀밭의 파수꾼 줄거리를 살펴보자. 1인칭 작가 시점의 소설이기에 마치 작가의 자기 고백 같기도 일기 같기도 하다. 주인공 홀든은 유명 기숙 학교인 '펜시 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네 번이나 퇴학당하는 뉴욕 부유층 집안의 아들이다. 그는 펜시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해 방학이 되면 집에 돌아가고자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홀든은 기숙사 룸메이트인 워드 스트래들레이터와 자신이 짝사랑한 제인 갤러거가 데이트 할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홀든은 워드 스트래들레이터가 겉멋만 든 바람둥이고 데이트 하면 여학생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 그 추한 실체를 잘 알기에 마음이 무척 속상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뇌하던 홀든은 결국 룸메이트와 주먹다짐을 하며 싸운다. 그러면서 홀든은 예정보다 일찍 기숙사를 나온다.
기숙사를 나온 뒤 2박 3일간 홀든은 거리를 떠돌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사건을 겪는다. 2박 3일간 그가 겪었던 세상은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현대 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에게 덤터기를 쓰고 돌아온 호텔에서 엘리베이터 보이와 그가 소개한 여자로부터 돈 문제로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가출 둘째 날에는 허세를 부리며 돈을 쓰다 허탈감을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홀든은 가끔 데이트하던 샐리를 만나 충동적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면서 홀든은 샐리에게 함께 멀리 이 곳을 떠나자고 또 충동적으로 제안한다. 하지만 샐리는 현실적인 이야기와 충고를 하며 홀든을 말린다.
홀든은 수녀님들을 보면서 순수한 어른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홀든은 마지막으로 자신 주변 어른 중 가장 순수한 어른으로 알고 있는 존경하는 앤톨리니 선생님을 찾아간다. 그런데 홀든은 존경하던 그 선생님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실망한다. 표리부동함에 뭐가 옳고 그른지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어른이 돼도 순수한 어른으로 남고 싶은 홀든은 성장의 상태를 멈추고 싶어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 한다. 삶을 마감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동생 피비를 찾아간 홀든. 그는 동생 피비를 데리고 회전목마를 태워준다. 홀든은 회전목마를 타는 사랑스러운 동생을 바라보며 다시 마음을 되돌린다. 최종적으로 동생 피비는 그를 죽음에서 구원해낸다. 바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따뜻함으로 말이다.

3. 삶의 모순속에서 성장하는 젊음을 위하여

나도 그랬다. 젊고 순수했을 때 위선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의 어른들을 역겨워했다. 어른의 세계는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른을 흉내 내며 어른을 닮아가게 마련이고 이제 내가 그 꼰대 같은 어른이 된다. 주인공인 홀든은 파수꾼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그도 언젠가는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홀든도 속물 앞에서 반항하고 분노하면서도 부잣집 아들로 돈이 많기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고 성을 사는 행동 등 역시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진짜 현실은 원하든 원치 않던 순수와 추한 욕망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살면서 삶의 모순과 부조리함에 열받고 가슴 아파하던 순수의 시절을 생각해 본다. 이 모든 것은 살면서 겪는 '통과의례'일 것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나 역시 고등학생 때 봤는데 이제 어른이 되니 어른의 입장에서 본다. 홀든이 바라는 순도 100%의 금처럼 순수한 존재일 수는 없겠지만 순수한 아이들이 상처받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많은 척 힘 센 척 하는 어른이 아니라 공감하고 품어줄 수 있는 어른.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약자를 배려하고 나눌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런 어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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