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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자유의 소중함을 역설하는 조지오웰의 1984

by 정부자 2022. 2. 14.

1. 조지오웰 1984 읽게 된 계기

곧 대통령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연상되어 조지 오웰의 1984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코로나19 방역패스로 국민을 통제하는 통제 사회도 떠올랐고 강력한 사회주의 통제국가인 중국도 떠올랐다. 사회주의, 전체주의의 참극을 보여준 이 소설이 현 사회와 시대에 많은 영감을 줄 거 같아 선택했다. 이 책의 저자 조지 오웰은 한때 사회주의에 빠졌다가 변질된 변절자라고 손가락질 받기도 했다. 솔직히 공동의 분배, 평등한 사회라는 구호는 참 착하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런 구호가 진심으로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맨 위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교묘한 도구라면 어떨까? 매우 위험하고 불행하다 못해 슬프다. 조지 오웰은 이런 모순 즉 인간의 본성과 권력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맛봤기에 독재화된 전체주의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많은 질문과 여운이 남았다.

2. 미래사회를 예언하는 소설 1984

1984는 전체주의의 참상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이 책은 타락한 야망과 절대 권력의 산물로 전락한 이상뿐인 사회에서 개인의 인생은 어떻게 될 수밖에 없는가를 참혹하게 보여준다. 책에 나오는 절대 권력의 상징인 ‘빅 브라더’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정당성으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면서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그리고 책 내용이 마치 미래를 이미 살아본 것처럼 정말 예언적이다. 사회를 전복시키는 혁명이나 개혁이 없도록 24시간 내내 텔레스크린, 헬기, 마이크로폰 등으로 감시한다. 주인공인 윈스톤은 빅 브라더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사상과 감정을 통제하는 경직된 사회 체제에 의문을 가지면서 텔레스크린을 피해 일기를 쓰는 등 사소하지만 위대한 금지된 행동을 하며 주체성을 유지해 나간다. 그러면서 가장 금기시되는 ‘사랑’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고 어이가 없다 못해 경악스러운 부분이 있다. 흔히 폭력은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부분까지는 조종이 가능해도 인간의 내면까지는 손댈 수 없다는 게 우리가 가진 상식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사회는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쉽게 좌지우지한다. 읽다 보면 이게 가능할 것도 같은 게 1984속 사회는 ‘자유의지(free will)’나 ‘사회적 자유(social freedom)’ 같은 표현 자체가 없다. 언어는 인간의 철학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데 개인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더라도 이를 표현할 단어가 없다보니 나중에는 새로운 인식이나 의식을 아예 할 수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북한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언론을 통제하고 이미지 관리에 치중하여 국민을 일평생 세뇌시켜 결국 국가에 충성하게 만드는 이 과정 말이다. 조지 오웰은 북한을 보지도 않고 죽었는데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쓴 것인지. 참 놀랍다.
1984를 다 읽고 덮었을 때 무척이나 슬프고 씁쓸했다. 그런데 동시에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엄청난 ‘반전’이다고 깨달음의 희열을 느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애정부’라는 국가 기관이었다. 읽는 내내 개인의 감정과 ‘사랑’까지 금지된 사회에서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정부 기관의 이름이 왜 ‘애정부(Ministry of Love)’ 일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결론을 보며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애정부는 결국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만드는 부서였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만 만들면 사회의 체제와 질서는 알아서 잘 유지되는 것이기에 이 방법이야말로 아주 최고의 사회 유지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윈스턴은 결국 ‘빅 브라더’만이 유일한 희망이자 구원자라고 믿게 되고 그것이 삶의 빛이라고 생각한다. 어둠이 빛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은 맹목적으로 추앙하고 사랑하게 만들면서 마치 종교처럼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것이 전체주의의 최종단계인 것만 같아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되었다.

3. 끊임없이 저항하고 질문하는 시민을 위한 소설 1984

1984를 읽고 난 뒤 정말 기분이 묘했다. 가슴이 떨리기도 하면서 우리 사회가 걱정되기도 하면서 풍자와 비판으로 통쾌하고 후련하기도 했다. 권력은 누가 가지고 행사한다 하더라도 그 모습이 그 모습인 거 같아 참 씁쓸하다. 모양만 다를 뿐이지 권력을 잡은 자의 본질은 1984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힘을 가지면 그 힘을 자신만을 위해 쓰고 싶고 영원히 가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인 까닭에 권력이란 참으로 인간을 비열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대놓고 육체를 파괴하는 폭력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와 내면을 프로그래밍하는 무기라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이 책을 읽고 난뒤 자유의 소중함을 실감했다. 그리고 비록 보잘 것 없는 개인이지만 항상 깨어서 정부와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하고 잘 지켜봐야겠다. 또 그저 정치인 욕이나 하며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정치참여 사회참여를 잘 해야겠다. 그래야 국민이 개 돼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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